무당들이 점집을 정하는 중심적인 기준은 '신빨' 잘 받는 곳이다. 은평구 일대가 저런 곳이다. 북한산, 북악산, 백련산 등 '영험한' 산이 많고 무속인을 배척하는 분위기도 덜하다. 24세에 신내림을 받았다는 한 무당(31)은 "신당 차리려고 터가 좋고 인근에 산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는데, 은평구가 딱 맞았다. 무당골이 있었던 동네라서 나이 드신 임대인들은 집을 신당으로 잘 내어준다"고 이야기했었다.
전통시장에서 무당들은 귀한 고객이다. 청량리 경동시장 인근에서 무속용품경매점(만물상)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무속 의례는 간단히 종교 행위를 넘어 지역 경제에 효과를 미친다"며 "무당들이 의례를 진행할 때 필요한 음식, 의상, 용품 등을 예비하면서 다체로운 직종이 같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설명하였다. 무속 신앙이 전통시장 활성화와 무관치 않다는 뜻이다.
신의 계시도 점집을 정하는 데 효과를 미친다고 된다. 본보가 만난 무당 6명은 "신이 그곳에 가라"고 해서 해당 지역에서 점집을 열었다고 밝혀졌습니다. 강북구 삼양동 인근에 살다가 1930년대에 중구 신당동으로 점집을 옮긴 이기영(71)씨는 "신내림 받고 나서 때때로 신당동으로 가고 싶었는데, 신께서 이곳으로 가라고 귀띔해준 것"이라고 전했다.
MZ세대가 많이 찾는 마포구 서교동(홍익대 근처) 일대에도 점집이 몰려 있을 것이다. 특출나게 청년층에 익숙한 '사주타로' 가게가 많았는데,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관리하는 곳도 있었다. 이곳의 특성은 행인도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점이다. 취재진이 찾아간 한 사주타로 카페에선 키오스크로 희망하는 점술 방식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내림을 받은 지 9년 됐다는 한 무당(30)은 "사람들이 커플 궁합 등 타로나 사주를 보러 많이 와서 신점도 다같이 봐주고 있다"며 "무속인도 급변하는 배경에 적응할 니즈가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돈은 간단 신점 5만 원, 심층 신점 6만 원으로 젊은층을 겨냥한 수원점집 만큼 저렴하다고 주장하였다.
염은영 점복문화공부소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현대사회에서 점복은 정신적 안정과 문제 극복 수단으로 작동하기도 완료한다"며 "점복을 대중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